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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PERS, Visuar Art's/Key, 2021



- 발매전 정보와 작품 외적인 면

Harmonia(2016) 이후 오랜만에 재개된 Key의 키네틱 노벨 프로젝트, 그 3부작중 첫번째 타자로 용기사07(이하 용기사)을 기용했다. 

용기사와 Key는 Rewrite(2011) 이후 두 번째 작업.

Rewrite에서 용기사가 맡았던 루치아 루트는 그 자체의 질보다는 기존 시나리오 분위기에서 너무나 일탈하고 캐릭터 해석 특히 주인공인 코타로의 해석이 너무나 달라져서 게임의 골자만 빌린 다른 게임의 느낌을 너무 강하게 준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LOOPERS는 단독 작업이니 그런 걱정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고 라이터의 다른 작품에 해당하는 논란들은 Summer Pockets를 비롯 다른 Key의 작품을 보면 회사의 작풍을 우선시 하는 모습이 보여 어느정도 억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모치즈키 케이의 작화는 기존의 미소녀 게임의 화풍들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지만 그림은 취향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은 평균 4시간(에로게스케이프 참고) 전후의 짧은 로우프라이스 작품이고, 거의 모든 보이스를 들으면서 플레이했더니 클리어까지 약 6시간정도 걸렸다.

부속품을 제외한 게임 본편 자체의 DL가격(2000엔)을 생각하면 볼륨은 딱 적당한 정도 초회한정판의 동봉CD에는 풀 버전 3곡을 포함한 OST 전곡이니 이쪽 가격도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 작품 개괄

전체적인 테마는 보물찾기.

토모요 애프터의 캐치프라이즈가 「인생의 보물을 찾으러 가자」였기 때문에 중복된 소재선정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기우에 그쳤다.

초반부의 괴기연출과 일상이 비일상으로 바뀌는 부분은 누가봐도 이건 용기사의 작품이다라고 할 수 있는 고유의 색이 잘 드러내며 빠르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용기사의 장점이 살렸고 특방에서 밝혔듯이 잔혹한 장면은 없다.

크게 세 덩어리의 이야기가 있지만 짧은 플레이타임을 의식한듯 굉장히 빠른 템포의 고속전개 일직선이다.

 

불필요한 장면이 거의 없이 복선이 깔끔하게 회수되는 것은 프로 시나리오 라이터의 기술적인 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용기사의 작품은 초반부의 강렬한 임팩트로 빠른 시간에 몰입시키는 것은 좋지만 중반 이후에 자꾸 뇌절을 하는 느낌이 적지 않게 있었기 때문에 좀 더 다르게 다가왔다.

음악 퀄리티는 Key의 작품은 이 부분에선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최상, 보컬에서 기존과는 다른 sana를 캐스팅한점은 색달랐지만 곡 스타일은 기존의 Key 스타일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초회한정판 이상 사양에서 동봉된 OST, 언제나 그렇듯이 열쇠의 사운드트랙은 훌륭하다

 

 

 

 

이하 LOOPERS 외 Key 전작들의 스포일러 포함

 

 

 

 

 


- 스토리 감상평

루퍼즈에서는 Key에서 보기 드문 쾌활하고 밝은 소년만화 주인공 스타일의 주인공과 Key에서 전형적으로 볼수 있는 불치병을 지닌 얌전한 메인 히로인이 나온다.

이것은 마치 초중반부는 용기사의 색, 중후반부는 Key 고유의 색이 드러나는 이 작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후반부 전개를 암시하는 액자 안 이야기


누가봐도 의미심장한 복선을 암시하는 프롤로그의 이야기는 주술이 깨지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오히려 플러스가 되는 반전임과 동시에 보물찾기라는 작품 전체의 테마 그리고 이야기에서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는 루퍼즈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장치가 되는데 기술적으로 꽤나 훌륭한 복선으로 보인다. 

그 후 재회한 초등학교 동창들과 보물찾기 후 '찾는 여자' 괴담을 통해 루프하는 세계라는 비일상으로 전환하는 초반부는 전술했듯이 용기사의 색이 잘 나타나는 강점이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보물찾기를 통해 미아의 마음을 열고 동료들의 의욕을 되살리면서 보물찾기에서 숨겨진 보물보다는 보물을 찾으러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강조한다.

단지 여기에서 그쳤으면 단순한 교훈에 그쳤을 수 있었으나 잠들어 있던 레오나를 깨운 것은 타임캡슐을 찾고 있는 행위가 아니라 타임 캡슐 안에 숨겨져 있던 작문이었고 관람차에서 문답을 통해 점점 보물 찾기의 과정이 아닌 보물 그 자체에 포커스가 옮겨진다.

관람차는 작품의 초반, 후반 모두 중요한 장소로 사용된다.


그리고 타이라는 아직 보물(미아)을 우선시 하지 못했고 프롤로그와 병원, 그리고 '찾는 여자'가 미아를 닮은 것 같다는 느낌, 미아의 태도의 불길한 복선들이 그렸듯이 미아는 루프세계에 남아버리고 만다.

이후 타이라는 주술을 깨고 미아와 재회하기 위해 과정에 집중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공룡 지우개라는 보물을 찾는 걸 우선시 하고, 미아라는 진짜 보물을 찾으려 한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그 과정에서 유대감에만 그치는 지극히 소년만화적 전개로만 끝났다면 개인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캐릭터를 성장하게 만든 주인공 역시 사건들을 거치면서 변화하고 한 발짝 나아가 성장한다는 묘사였가 필요하기도 했고 과정이 아닌 결과물을 원한다는, 즉 너를 원한다는 메시지는 비록 연애적 요소가 약하더라도 미소녀 게임에서 요구되고 또 유저들에게 전달해야 메시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후 루프세계에 남은 미아와 그녀를 찾기 위한 루퍼즈의 노력이 펼쳐지는 클라이막스가 전개 된다.

 

루프하는 세계의 발생원인, '찾는 여자'의 정체, 미아의 병과 남은 이유 등 게임의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미아의 주술을 깨기 위해 공룡 지우개를 찾기 위한 루퍼즈 멤버들의 보물찾기가 시작된다.

 

이 부분에서 루퍼즈 멤버의 동료애는 리틀 버스터즈의 동료애가, 다른 사람들과 힘을 모아서 공룡 지우개를 찾는 부분에선 와후타의 풍선씬이 연상되었다.

Little Busters!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장면


그리고 가능성이 거의 사라져간 마지막 순간 기적이 일어나게 되었고

클라이막스 장면의 CG가 이번에도 오프닝에서 미리 공개되었다.

 

미아와 타이라는 서로 진실된 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이별의 장면에서 감동계 삽입곡과 함께 마음을 전달하는 고전적인 Key식 연출이 사용되었다.

 

「君との宝探し」 역시 이전 작품들의 삽입곡들처럼 게임을 관통하는 가사로 감동을 배가시키는 왕도적 연출이다.

 

모든 작품을 따라온 기존 팬의 입장에선 어느정도 뻔히 보이는 연출이긴 하지만, 왕도는 재미있으니까 왕도라고 한다는 모 작품의 명대사를 빌어본다.

이후 해피엔딩인 것 같지만 결말의 세부사항을 명쾌하게 말해주지 않는 열린 결말의 느낌 역시 Angel Beats나 그리고 Sumemr Pockets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익숙한 엔딩이다.

※ 클라나드 역시 소수파 의견이 있었으나 애니메이션 후 완전한 해피엔딩으로 확정, 섬머 포켓은 Reflection Blue에서 완전한 해피엔딩 결말 추가

미아가 깨어났는 지 안났는 지는 플레이어에게 맡기는 연출, 개인적으로는 용기사의 트윗 그리고 그의 성향상 깨어난 뒤 다시 잠들었다는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 총평

위에서 여러번 언급했듯이 주인공의 성격, 초반부의 괴이연출 등 용기사의 이야기를 Key식으로 녹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보물찾기라는 하나의 소재로 타이라-미아 커플, 힐다-레오나의 우정, 사이먼을 비롯한 루퍼즈의 유대감이라는 3개의 큰 이야기를 굉장히 짧은 플레이 타임에 압축적으로 밀어 넣으면서도 밸런스를 잃지 않고 끝까지 보물찾기라는 소재로 주제를 관철한 점.

그리고 초반부에 뿌려놓았던 복선들을 무리없이 후반부에 차근차근 회수하면서 루프의 즐거운 점 괴로운 점을 잘 표현하고 마지막으로 Key 전통의 강력한 최루계 삽입곡으로 클라이막스를 연출한 점.

 

이러한 점들로 꽤나 즐겁게 플레이 한 작품이었다.

 

Summer Pockets가 Air의 현대적 스타일 계승작이라고 보는데, LOOPERS는 Key 스타일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Summer Pockets에서 노렸던 기존의 팬들에겐 기존의 정서를 요즘시대의 게임 스타일로, 새로운 팬들에겐 Key 전통의 정서를 보여주는 의도와 잘 맞아떨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적할 부분이 전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로우프라이스라는 한계라는 점에서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들이니 따로 기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힐다-레오나를 제외한 여성진의 우정이 분량의 문제로 나오지 못한 것은 확실히 아쉽다



최근 작품들에 대한 논란을 감안하고서라도 용기사는 실력있는 시나리오 라이터라고 생각했지만 LOOPERS에서 보여준 기술적인 기교들은 확실히 프로라는 직업에 실린 무게감을 보여준게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플라네타리안을 높게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Key의 키네틱노벨 중에 가장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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